달팽이 女子 - 吳連煥 (숲길)
풀꽃 이슬 위에 한낮이 지나고 어둠이 찾아오면 칠흑 베일 속의 실루엣 촛불 하나 켠다. 고독한 불꽃은 흔들려 창 앞에 밝히면 샐비어 꽃 빛 마음이 되어 외로움 안으로 한 체 옹크린 女人 새벽이 오면 조금은 고개 내밀어 풀잎 이슬 되어 가슴 보듬고
안개꽃 몇 다발 엮어 기다리는 마음. 해 뜰 무렵 창 앞에 닦아 올 빛을 기리는 시간 속의 꿈은 잎 새 위로 기어오른 달팽이 시간 되어 이슬방울 머금고 아침을 맞는 이브의 거울 앞에 고독을 고독이라 결코 말하지 않는 잎 새 위에 아침 달팽이 껍데기 속 시간으로 그 시각을 일깨워 미소 짓는 이브의 하루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