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의 기도/오수 잔
따사로운 태양 주님 이제 가을입니다. 떨구며 떨어지는 잎들,
당신의 품 안에 사과 한 알 충만한 은혜의 가을입니다
하느님 저를 붙드소서
투명한 가을 하늘 그 숲에 쉼을 얻게 하소서
바람소리 소슬한 창가에 풀벌레들 안식을 주소서
오늘은 내일과 다르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다르리라 여기지만
계절은 가고 오는 것 내 생애의 한끝 옷자락도 바람에 흩날려
저만치 바람에 날려 갑니다
하느님
이 세상에 머무는 시간들은 잠시 달콤한 잠에 취하기도 하지요
한 잎 낙엽으로 휘날리는 그 시간에서 돌아보는 미련 떨구게 하소서